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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식문화

한국인들의 야식 사랑, 전화 한 통이면 온갖 메뉴 집으로 배달

"찹쌀떡~ 메밀묵~"
'야식(夜食, 저녁밥을 먹고 한참 지나 밤에 먹는 음식)' 하면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이 소리를 떠올린다. 20여 년 전만 해도 한겨울 밤 한국의 주택가에는 찹쌀떡(찹쌀로 만든 떡)과 메밀묵(껍질을 벗긴 메밀을 갈아 끓인 후 굳힌 음식)을 파는 행상(行商, 돌아다니며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골목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이들이 집 근처를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면, 사람들은 집에서 나와 음식을 사서 간식으로 먹곤 했다.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고 도시화가 급진전하면서 이런 풍경들은 거의 사라졌지만, 야식을 즐기는 한국인들의 식습관은 여전하다. 한국의 직장인들은 늦은 저녁까지 일하는 경우가 많고, 학생들은 밤 늦게까지 학교나 학원에서 공부하는 경우가 많아, 야식 사랑은 식을 줄 모른다.
야식 문화가 발달한 한국에는 야식을 배달하는 가게도 무척 많다. 전화 한 통만 하면 온갖 다양한 메뉴를 빠른 시간 안에 배달해 주는 전문업체(식당)들이 곳곳에 있다. 죽이나 샐러드 등 가벼운 음식에서부터 튀김, 떡볶이, 족발(돼지의 발부위로 만든 음식), 보쌈(삶아서 뼈를 제거한 돼지고기를 눌러 썰어먹는 음식) 등 수십 가지의 메뉴를 골라 먹을 수 있다. 특히 월드컵 축구 경기가 있거나 올림픽이 열리는 기간에는, 동네 치킨전문점(닭고기 튀김을 전문으로 파는 음식점)에 닭이 모자랄 정도로 불티나게 팔린다.

즐겨 먹는 야식 메뉴

한국인들이 즐기는 야식 메뉴는 시대에 따라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메밀묵, 찹쌀떡, 군고구마 등 소박한 음식들이 대표적이었다. 그 후 김밥, 떡볶이, 순대(돼지 창자 속에 찹쌀, 두부, 파 등을 양념해 넣고 삶아 익힌 음식), 족발 등 한국적인 메뉴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1980년대 한국에 들어온 치킨(fried chicken), 피자(pizza) 등 서양음식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치킨은 계속 새로운 소스가 개발돼 다양한 종류의 닭튀김이 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치킨과 함께 먹는 술로는 차갑게 마시는 생맥주가 손꼽힌다.
집에서 직접 간단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메뉴로는 라면이 대표적이다. 계란이나 파를 넣고 끓인 뒤 매콤한 김치를 곁들여 먹는 라면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국민식품'으로 불린다.
전자레인지에 간단히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죽, 뜨거운 물만 부으면 되는 컵라면 같은 즉석식품도 다양하게 개발돼 있어,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 구입할 수 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야식 베스트 5

  • 라면

      라면 이미지

      라면은 한국인들에게 너무나 친숙하고 사랑 받는 국민음식이다.
      콩나물, 버섯, 파 등 야채를 듬뿍 넣거나 영양 보충을 위해 계란, 새우 등을 곁들이면 다양한 맛을 연출할 수 있다. 라면을 먹을 때는 김치를 곁들여 먹는 경우가 많다. 간혹 "김치가 없으면 라면을 못 먹는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라면과 김치는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라면 요리는 아주 간단하다. 물 500ml를 넣고 물이 끓으면 라면과 첨가물을 넣고 3~5분간 젓가락으로 저어가며 끓이면 끝이다. 간편하고 얼큰한(입안이 조금 얼얼할 정도로 매운) 국물음식을 즐겨 먹는 한국인 입맛에 맞아, 국민 1인당 라면 소비량이 연 평균 80여 개로 세계 1위일 정도다.

  • 치킨과 생맥주

      치킨과 생맥주 이미지

      바삭바삭하게 튀긴 치킨은 1984년 KFC가 서울 종로에 매장을 내면서 처음 한국에 소개됐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인들의 식성에 맞게 고추장, 고춧가루, 간장, 마늘 등을 첨가한 다양한 치킨메뉴가 개발되고 있고, 매콤달콤한 한국식 양념을 버무린 양념치킨이나 간장 소스를 발라 튀긴 치킨 등 다양한 맛을 선택할 수 있는 많은 치킨전문점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치킨과 시원한 생맥주를 배달해주는 치킨전문점은 동네마다 2~3개 점포가 있을 정도로 많다. 국제적인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밤새 응원하며 치킨과 맥주를 즐기기도 하고, 무더위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여름 밤에는 한강변처럼 시원한 야외로 나가 그곳으로 직접 치킨 배달을 주문해 먹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 족발과 보쌈

      족발과 보쌈 이미지

      족발과 보쌈은 육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겨 먹는 대표적인 야식 메뉴다. 돼지의 발부위를 푹 삶아 익힌 족발은 영양이 풍부하고 쫄깃한 맛이 특징이다.
      보쌈은 돼지고기에 된장, 파, 마늘 등을 넣고 푹 삶아 건져내 물기를 빼고 썰어 먹기 때문에 담백하다. 족발과 보쌈은 기름기를 거의 뺀 고단백질 음식이고, 보통 야채로 쌈을 싸 먹기 때문에 밤에 먹기에도 부담이 덜하다.
      한국에는 동네마다 족발과 보쌈을 파는 음식점이나 24시간 배달전문점을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서울 중구 장충동 일대(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족발거리가 유명한데 '원조'를 주장하는 족발음식점 수십 곳이 몰려 있어 한번 방문할 만하다.
      장충동 족발 골목 바로 가기

  • 떡볶이와 순대

      떡볶이와 순대 이미지

      한국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인 떡볶이와 순대도 빼놓을 수 없는 야식 메뉴다.
      떡볶이는 가래떡(쌀이나 밀로 만든 길고 가는 흰 떡)을 적당한 길이로 잘라 어묵, 야채를 고추장 소스에 양념해 볶는 음식으로,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남녀노소 한국인들이 즐겨 먹는 간식이다.
      순대는 돼지 창자 속에 찹쌀, 당면, 야채 등을 양념해 넣고 수증기에 찐 음식으로 소금이나 떡볶이 국물에 찍어먹는다. 떡볶이와 순대는 야식뿐 아니라 일반적인 간식으로도 애용되는 메뉴다. 값도 비교적 저렴하고 양도 많아 중고등학생부터 직장인들까지 부담 없이 즐기는 서민음식으로 손꼽힌다.

  • 군고구마와 호빵

      춥고 밤 시간이 길어지는 한겨울에는 따끈따끈한 군고구마와 호빵이 인기 있다.
      과거에는 길거리에서 철판으로 만든 원기둥 모양의 큰 통에 장작불로 직접 고구마를 구워 파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 일품인 군고구마와 단팥(팥을 삶아 으깨어 설탕을 넣은 것)이나 야채 등을 속에 넣은 흰 빵을 찜통에 쪄서 먹는 호빵은 특히 겨울철에만 등장하는 야식 메뉴다.

  • 이밖에, 한국의 음식배달 문화를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자장면(고기와 채소에, 색이 검고 단맛이 나는 춘장春醬을 넣어 볶은 소스를 국수 위에 올려 비벼먹는 음식)과 탕수육(녹말을 묻힌 돼지고기 튀김에 달고 새콤하게 끓인 녹말 소스를 끼얹어 먹는 요리)도 즐겨 찾는 야식 중 하나다.
    최근에는 야간업무가 많은 도심 오피스타운(사무실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24시간 야식배달 전문점이 늘어나면서 찜닭, 갈비찜, 밥과 여러가지 반찬을 담은 도시락 등 다양한 야식 메뉴가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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